1978년 튀르키예에서 벌어진 무참한 학살 사건의 밤을 다룬 영화.

1978년 10월, 폭력이 아닌 정치를 통해 좌파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좌파 청년 여섯 명이 어느 집에 모여 자신들이 발행하는 잡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시작한다. 이윽고 깊은 밤, 두 명의 민족주의자가 무기를 들고 이 집을 습격해 이들의 손을 묶고 죽음으로 내몬다. ＜Nothing in its Place＞는 실제로 1978년 튀르키예에서 벌어졌던 정치적 학살 사건의 밤을 묘사한다.

20대 초반에 아버지 서재에서 아무렇게나 빼 든 책이었다. 그 책에서 처음으로 1970년대 후반 한 무리의 좌파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작은 집에서 어떻게 살해 당했는지에 관한 내용을 접했다. 내가 읽은 것은 살해범이 경찰 심문 과정에서 한 자백을 글로 옮긴 것이었다. 이 소름 끼치는 자백이 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으며 나를 하나의 의문으로 이끌었다. 어떻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나? ＜Nothing in its Place＞는 1978년 튀르키예에서 자행된 잔혹한 학살 사건의 밤에 초점을 맞춘다.
튀르키예의 정치사는 대립의 역사가 아니라 비대립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단일 시퀀스(단일 숏)로 구성된 이 영화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튀르키예의 비대립적 정치 전통을 바탕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