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위에서 춤추는 여자
기억이 흩어지는 노년의 무속인, 그의 마지막 진혼곡.
치매가 깊어지는 나의 외할머니 윤영자는 평생 무속인으로 살아왔다. 요양원과 집을 오가며 할머니의 말은 죽은 이들과의 대화, 젊은 시절의 기억, 현재의 혼란이 뒤섞여 흐른다. 반복되는 배회와 불안 속에서 가족들은 오래 닫혀 있던 법당을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 굿을 준비한다. 이윽고 닫혀 있던 법당의 문이 열리고 가족과 제자들이 모인 가운데 굿이 시작되자 할머니의 몸은 잊고 있던 리듬을 되찾는다. 서로 다른 시간들이 한자리에서 충돌하고, 말해지지 못한 감정들이 드러난다.
이 다큐멘터리는 치매를 앓고 있는 무속인 외할머니의 삶을 따라가며 한 사람이 지켜온 세계가 사라져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무속의 언어와 치매의 언어가 뒤섞이는 순간들을 통해 우리가 정상이라 믿어온 기준과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되묻고자 한다. 또한 가족과 세대 사이에 남겨진 감정의 흔적을 비추며, 굿이라는 의식 속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마음이 마주하는 순간을 담아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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