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목소리
‘나’는 임신중절 후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이 감정을 지각하고 파헤치기 시작한다.
'나'는 2017년 덴마크에서 약물 임신중절을 한 경험을 토대로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여긴 나는 이 기억을 마무리 짓고자 덴마크로 떠나고, 코펜하겐 시내 찬란한 불빛 아래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이제부터가 여정의 시작이구나.' 나는 그길로 예전 파트너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포르투갈에 가도 반갑게 맞이해 줄 수 있는지 묻는다. 몇 가지 질문을 품고 그를 만나러 포르투갈로 향한다. 그는 이미 이 까마득한 시간을 잊었을까? 아니면 이 기억은 여전히 그를 과거에 붙잡고 있을까?
수치, 죄의식, 죄책감. 이 단어는 임신중절 당사자에게 국경을 넘어 공통으로 감지된다. 익명으로 임신 중단 경험을 공유하는 Shout Your Abortion(SYA)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나는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택에 후회가 없음에도 어느새 이 단어의 굴레에 갇혔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문장 뒤로 내 안에서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마구 올라왔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덮어두지 않고 어떻게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을까? 이 작업은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임신중절을 넘어 삶 속에서 자신을 뒤흔들 혼란함을 마주할 때 떠오르는 영화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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