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은퇴를 앞당기고 싶은 정원은 재테크를 위해 선산에 나무를 심으려 하지만 정작 그 앞에 사는 아버지는 보고 싶지 않다.
조경 설계를 하고 있는 정원은 젊은 나이지만,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 그녀는 모아둔 돈으로, 나무를 심어 파는 '나무 재테크'로 여생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관련 학과와 자격증 공부까지 고생해서 이뤘던 꿈이지만, 지금 그녀에게 남은 것은 불면증과 그로 인한 알코올 의존증이다.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나무를 찾아 달라'는 말도 안 되는 노인의 의뢰에 기가 차 욕이 나오고, 모아둔 돈이 점점 목표 금액에 가까워지면서 그녀는 점점 마음이 앞선다. 처음엔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집안의 선산으로 남아 있던 땅에 자꾸만 욕심이 간다. 견적을 짜보고 확인 답사까지 다 짜 본 그녀지만, 선산 바로 아래 있는 아버지의 집엔 들어가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란 속담이 있지만, 먹고살기 바빠 나무 하나 제대로 보기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캠핑과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으로도 모자라 '나무 재테크'가 인기 있는 이유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살아야 했을까? 나무를 보며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때때로 그 나무에서 내가 보이기 때문이다. 살던 곳을 떠나와, 되레 살아남기 바빴던 것은 길가에 서 있는 나무나, 길가를 걷는 사람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정원'에 살고 있다. 많은 것들이 그저 '당연하게' 느껴질 뿐, 정작 사람과 나무라는 존재 외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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