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랭면
남자친구 없이 매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정혜는 우연히 시작한 여행에서 그 징크스를 깰 남자를 만난다.
오랜 징크스였다. 남자친구 없이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정혜는 20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보내겠노라며 적금 만기일에 맞춰 밴쿠버행 비행기표를 끊는다. 그런데 캐나다 비자가 갑자기 생기면서 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돌아가신 아빠를 쏙 빼닮은 정혜는 위가 좋지 않던 아빠가 유일하게 편히 드신 평양냉면을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완벽했던 정보를 갖고 시작된 국내 냉면 맛집 여행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고, 서울로 돌아가던 정혜는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선택을 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과 끝없이 넘실대는 파도. 새벽 바다 일을 끝내고 한데 모여 갓 잡은 해산물과 삼겹살로 낮술을 즐기는 뱃사람들. 그들의 소소한 삶의 풍경이 공장에서 찍어낸 듯 반복되던 정혜의 삶에 새로운 자극이 된다. 그런 이끌림으로 정혜는 그곳에 하루를 머물고, 바다 끝에 자리한 마을에서 우연히 새터민이 운영하는 평양냉면집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혜는 크리스마스의 징크스를 깨줄 남자를 만난다.
유년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는 크리스마스엔 언제나 눈이 내렸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거리, 그곳에 울려 퍼지는 캐럴, 성당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많은 이들로 붐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마스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함 날들의 연장선이 됐다. 이제는 크리스마스에 캐럴 대신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을 에어팟으로 골라 듣고, 저녁을 사와 고요한 자취방에서 홀로 몸을 녹이며 먹는 게 일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아마도 어렸을 때 경험한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추억이 있어서인 듯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특별한 이벤트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 그래서 매년 찾아오는 크리스마스가 설레는 게 아닐까? <크리스마스 랭면>을 보며 주인공 정혜처럼 동화 같은 순간을 기대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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