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옷 장사를 하며 번개가 칠 때마다 시간 여행을 가는 70대 노인 금례가 조직을 배신하고 도망친 소룡을 100m 달리기 코치로 고용해, 과거를 바꾸려고 한다.
강릉의 한 시골 마을 홍등에서 시카고(옷 가게 및 수선집)를 운영하는 금례(여/74)는 서울 구제 시장에서 옷을 팔 정도로 유명한 디자이너다. 특이하게도 번개가 예고된 날엔 영업하지 않는데, 30년 전에 있었던 교통사고 원인과 딸의 도망 이유를 알기 위해 번개가 칠 때마다 1993년으로 시간 여행을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소득 없이 돌아와 답답하다. 그럴 때마다 금례는 달리기 훈련에 몰두한다. 교통사고 지점에서 100m 떨어진 인도를 14초 안에 달리면, 딸을 잡고 사고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18초에 멈춰버린 기록이다.
또다시 절망하는 금례 앞에 시카고 구인 전단(우대사항: 달리기)을 든 소룡(여/35)이 등장한다. 소룡은 애인과의 새 삶을 위해 보스의 전 재산을 훔쳐 도망 왔다. 시장에서 달리기로 조직원을 가뿐하게 따돌리는 소룡을 봤던 금례는, 곧장 2층 방을 주고 달리기 훈련에 돌입한다.
<시카고>는 가게에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던 한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출발했습니다.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그녀에게서 고요하면서도 집요한 과거가 만든 긴 꼬리가 그려졌습니다.
지독한 고독과 고통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에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다, 결국 자기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게 된 사람.
자신의 현실을 거부하고,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해 매번 ‘진짜 나’를 제대로 마주할 기회를 놓치고 마는 사람.
자신을 스스로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둔 사람이 자기와 다르면서도 같은 타자를 만나 충돌하면서 서로의 속내를 고발하고 진심을 털어놓으며, 외면했던 진실과 과거의 나를 직면하고, 이를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진정한 나'로, 달라지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전제된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꼬리가 긴 해피엔딩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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