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안경들
1989년 의문사한 이내창의 안경이 돌아오고, 중년의 친구들은 안경을 고쳐 쓰고 각자의 삶을 응시한다.
1989년 8월 15일, 검은 뿔테 안경의 학생회장 이내창이 외딴섬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친구들의 자체 조사에도 증거는 사라지고 사건은 미제로 남는다. 장례식날, 친구들은 그를 잊지 않으려 안경을 함께 묻었다. 30여 년이 넘는 투쟁에도, 여전히 진실을 찾는 일은 요원하기만 한데, 어느날 안경이 무덤에서 돌아온다. 이제 안경 없이는 눈앞의 글자도 흐릿한 중년이 된 친구들. 하지만 안경 너머의 시선은 여전히 선명하게 그날을 향하며, 동시에 각자가 발딛고 선 오늘의 풍경까지 깊숙이 응시한다.
2014년 여름 한 이장식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날 무덤에서 튀어 나온 낡은 안경과 무덤을 바라보던 여러 모양의 안경들에 이끌려 오래도록 이 영화를 찍게 되었다. <안경, 안경들>은 그 시선들을 통해 조각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증거는 사라지고 기억은 흐릿해졌어도 진실을 알고자 하는 친구들의 마음만은 여전히 선명하다. 나는 그 마음을 받아 안으며, 중요한 것은 각자가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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