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탕 가는 길
43년만의 외출, 나마스떼 히말라야!
한 남자가 히말라야의 골짜기에서 카메라를 들고 염소 떼를 돌보는 한 노인을 바라보고 있다. 남자는 트레킹을 떠났다가 우연히 염소 치는 노인을 만나고,그 모습에 매료돼 노인의 일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국적인 히말라야의 풍경 사이로 한국에 있는 한 여인(어머니)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이 여인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야학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고,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농촌지도소에 근무하며 농촌 계몽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서른여덟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어린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공무원 생활을 그만둔 후 옷 가게,분식집,하숙집 등을 하며 평생 일만 하다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남자의 귓가에 “평생 한 일도 없이 부처님한테 가면 부끄러워서 우짜노?”라는 노모의 탄식이 들리고,결국 팔순의 노모와 함께 히말라야의 불교 왕국 무스탕으로 길을 떠나는데... 과연 노모는 43년 세월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슬픔과 절망을 씻어낼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삶을 책이나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녀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 같았으니까. 어머니는 다른 노인들과 많이 다르다. 최근 우리가 스크린을 통해 만났던 노인들은 나름 특별한 사연과 개성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우리가 흔히 보는 전형적인 노인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운치 있게 데이트를 하고 (〈님아,그 강을 건너지 마오〉),큰 부인과 작은 부인이 함께 살고 (〈춘희막이〉),자신처럼 늙고 병든 소를 부려도 (〈워낭소리〉),모두 젊은 나와는 다른 노인들이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는〈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에 나오는 ‘버크’ 할아버지를 닮았다. 나는 팔순의 어머니를 통해 노인들도 우리처럼 여전히 꿈을 꾸고,열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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