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스코 스타
망하거나,망하지 못하면 변화해야만 하는 이 시대에 망하지도,변하지도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서 대단한 성장이다.
걸출한 인디씬의 스타 장기하를 배출하고는 일약 '탈인디’의 반열에 오른 것처럼 보였던 ‘붕가붕가레코드’. 하지만 장기하를 지원하기에 ‘붕가붕가레코드’는 여전히 너무 작은 회사였다. 그가 떠나간 ‘붕가붕가레코드’의 새로운 간판스타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그러나 예전만큼 여유가 있을 리 만무하다. 설상가상으로 술탄의 리더 나잠수는 이 밴드를 통해 '붕가붕가레코드’를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 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음악을 완성하는 것뿐. 반면 레이블의 사장인 곰사장은 어떻게 해서든 회사를 유지해 나가야할 책무를 느낀다. 곰사장은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뭔가가 될 것도 같은 기대에 술탄 멤버들을 독려해보지만,그들은 '그저 적당한 선에서’ 밴드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엔 매니저 셋 중에 두 명이 회사를 나갔다. 곰사장은 말문이 막힌다. 10년 차 인디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딴따라질은 계속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의 감독인 나는 ‘붕가붕가레코드’의 첫 번째 공채 합격자였다. “사장인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는 곰사장의 말에 홀딱 넘어가 어느덧 나는 이후 20대의 전부를 ‘붕가붕가레코드’와 함께 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성장시대의 ‘신화’ 따위는 믿지 않으며 되는대로 아무 직장에 취업하거나 고시 공부를 하는 건 죽어도 싫었던 나는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실험이 성공하기를 바랐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곰사장이 “더 이상 이 일이 재미있지 않다”고 선언해 버렸다. 나는 그제서야 비로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 집단의 끝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내가 지금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바로 이곳을 떠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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